로또 당첨자들은 무슨 꿈을 꿨을까

"와, 드디어 당첨됐다! 이게 다 어젯밤 꿈 덕분이야!" 당첨자 A씨는 신이 나서 외쳤습니다.

그의 꿈에는 무려 금돼지가 나와서 엉덩이로 로또 용지를 툭툭 치고 갔다나 뭐라나.

 

"저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오셔서 번호를 알려주셨어요." 당첨자 B씨의 이야기를 들은 로또 판매점 주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오늘만 해도 벌써 열 명째... 어제 꿈에서 할아버지를 봤다는 사람들입니다.

 

"저는요, 커다란 수박이..." 네, 네. 수박 속에 번호가 있었겠죠?

로또 판매점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꿈 이야기를 듣는다고 합니다. 돼지, 할아버지, 수박은 기본이고, 용이 나와서 하늘을 날았다는 사람, 김치냉장고가 말을 걸어왔다는 사람, 심지어 전 남자친구가 나와서 번호를 알려줬다는 사람까지...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 당첨자들의 대부분은 아무런 꿈도 꾸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냥 퇴근하고 피곤해서 곯아떨어졌어요." "꿈이요? 전 꿈도 없이 자는데... 그냥 운이 좋았나 봐요." "아... 맞다! 꿈을 꿨었는데... 그게... 음... (당황) 사실 전 꿈 안 꿨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로또 당첨자 100명 중 85명은 당첨 전날 특별한 꿈은커녕 평범한 꿈조차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15명도 대부분 당첨된 후에야 "아! 그때 그 꿈이 복권과 관련이 있었구나!" 하면서 억지로 끼워 맞추기를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꿈과 로또의 관계를 믿고 싶어 합니다.

로또 판매점 주인들이 가장 바쁜 날이 월요일 아침이라는 건 이제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주말 동안 꾼 꿈 이야기를 하면서 줄을 서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어제 꿈에서 돼지가 나왔는데요..." "저도요! 저도 돼지 봤어요!" "어머, 저는 멧돼지였는데..." "전 아기 돼지였는데..."

 

하루는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한 로또 판매점에서 우연히도 '돼지 꿈'을 꾼 사람들이 같은 번호를 선택했고, 그 번호가 정말로 당첨됐답니다! ...물론 당첨금은 너무 많이 나눠가져서 각자 받은 돈으로는 겨우 중고차 한 대 정도밖에 못 샀다는 후문이...

 

결론적으로, 로또는 그저 확률의 게임일 뿐입니다. 꿈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당신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번호를 무작위로 고르든, 꿈에서 본 번호를 쓰든, 애인 생일을 쓰든 정확히 똑같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꿈에서 본 번호로 로또를 사고 싶다구요? 음... 그럼 적어도 당첨금을 혼자 받을 수 있는 번호를 꿈꾸시길 바랍니다.

 

돼지 꿈은 이제 그만...

로또 당첨되고 싶다